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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철학 연구

“충분한 노력 없이 이뤄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윤성로 서울大 교수, 8월 과학기술인상 수상...IBM, MS 등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개발 중

글 : 백승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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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운영하고 있는 빅데이터&AI 연구소 연구원과 학생들. 사진=서울대 홈페이지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이하 연구재단)은 윤 교수가 서열형(Sequential) 빅데이터를 정밀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의 응용 범위를 확대하는데 기여한 공로가 높이 평가됐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서열형 빅데이터란 시계열(각종 센서 측정값), 미디어(텍스트·음성·동영상), 염기서열(DNA) 등의 관측값 사이에 시공간적인 순서가 있는 빅데이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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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로 서울대 교수. 사진=서울대
최근 서열형 빅데이터는 과학기술, 사물인터넷(IoT), 헬스케어, 스마트 팩토리, 핀테크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생성되고 있으나 방대한 데이터량과 데이터 내에 존재하는 잡음 문제를 해결해 정보를 효과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정교한 분석기술이 절실한 상황이다. 
 
윤성로 교수는 딥 러닝과 기계학습에 기반한 서열형 빅데이터의 ‘표현형 학습’ 및 ‘상호작용 학습’, ‘서열형 동적 그래프 전이학습’ 등 다양한 형태의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고 그 속에서 일정한 규칙성을 찾아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
     
윤 교수는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종류의 서열형 빅데이터 분석에 성공해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유전자가위의 효율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구축, 유전자가위의 효율 예측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고 과기정통부는 밝혔다.
 
윤 교수는 세계적 반도체, 자동차, IT 기업들과 함께 스마트폰이나 자동차에서 동작하는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한 ‘온 디바이스 AI(On-device AI)’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와 함께 IBM의 인공지능 서비스 ‘왓슨(Watson)’의 개선을 위한 질의응답(Question-Answer) 생성 시스템과 사용자 음성을 제 3자 음성으로 변환하는 음성 합성·변환 기술을 개발하고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보이스 피싱 등을 탐지할 수 있는 ‘안티 스푸핑(Anti-spoofing)’ 기술도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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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로 교수가 운영하고 있는 서울대 빅데이터&AI 연구소. 사진=서울대 홈페이지 캡처
윤성로 교수는 “서열형 빅데이터는 과학, 공학, 의·생명, 금융,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해서 생성되는 만큼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이 관련 학문과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이 국내 연구기관 및 산업체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 창출에 기여하도록 후속 연구에 주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디지털 혁명과 함께 등장한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각종 사물인터넷이 사회 각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의 측정값, 음성, 문자, 동영상과 같은 데이터를 쏟아내고 있다. 빅데이터는 이들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가치를 발견하고 분석하여 생성된 지식을 바탕으로 과학, 경제, 사회의 발전과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분야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응용 분야의 대표 연구자 윤성로 교수는 딥러닝과 기계학습을 기반으로 빅데이터 분석방법론을 개발, 무의미하게 산재해 있는 서열형 빅데이터의 다양한 가치를 끌어내고 이들 데이터가 살아 숨 쉬도록 숨을 불어넣고 있다.
     
윤 교수의 목표는 사람처럼 다양하고 일반적인 업무를 최소한의 학습만으로도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의 일반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구현이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그는 인류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용한 성과를 내기 위해 협업의 가치를 바탕으로 연구실을 이끌고 있다.
  
다음은 윤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먼저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과분한 상을 받게 되어 기쁘고, 연구에 묵묵히 매진하고 있는 우리 연구실 대학원생 제자들에게 영광을 돌립니다. 훌륭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고 행복인데, 제가 늘 부족한 것 같아 제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입니다. 또 언제나 격려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차국헌 공대학장님과 이병호 학부장님께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교수님께서는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빅데이터 응용 연구를 지속해서 진행하셨는데요. 처음 빅데이터에 관심을 두고 관련 연구를 시작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에 진학할 때 지도교수님께서 ‘빅데이터 및 기계학습 분야를 전공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유하셨습니다. 마침 그 무렵 같은 연구실 선배이자 인터넷 검색엔진 야후 설립자인 제리 양(Jerry Yang)이 저희 지도교수님께 미래지향적인 연구를 조건으로 연구비를 지원해 주셨고 이를 통해 인공지능 분야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학사과정이나 석사과정 때 관련 교과목들을 수강하면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에 대한 부담 없이 기대를 갖고 연구할 수 있었습니다."
 
-텍스트, 염기서열, 음성, 센서 등 다양한 형태로 지속해서 생성되는 서열형 빅데이터 정밀 분석을 위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셨는데요. 주요 연구성과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가장 큰 성과는 아무래도 제자들을 양성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제자들이 졸업 후 국내외 유수 기업에 연구원으로 진출하였고, 몇몇 제자들은 대학에서 인공지능 분야로 교편을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끄럽습니다만, 운이 좋아서 NIPS, ICML, AAAI 등과 같은 인공지능, 기계학습 분야의 정상급 학술대회에서 성과를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훌륭한 공동연구자인 연세대학교 김형범 교수를 만나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러지(Nature Biotechnology)’라는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에 연구 결과를 게재하기도 하였습니다. 공대 교수인 만큼 산학협력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실제 국내외 여러 기업과 활발하게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이스 피싱 등을 탐지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비롯해 의·생명 분야 빅데이터 분석 기술, IBM 왓슨의 대규모 질의응답 생성 시스템 등은 현대인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보이는데요. 교수님의 연구 결과가 앞으로 국민, 나아가 인류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길 기대하시나요.

“지금도 제 연구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을 써서 기존 방법을 뛰어넘는 성과를 올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용화나 상용화를 통해 실제 국민과 인류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해서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좋은 성과를 도출하다보면 결국 누군가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용한 성과를 낼 것이라는 희망으로 포기하지 않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서열형 빅데이터를 다루는 만큼 공학, 자연과학, 경제학, 보건의료 등 국내외 다양한 연구자들과 협업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연구주제를 찾고 서로 다른 분야와 협업하는 과정을 소개한다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워낙 다양한 분야와 관련을 맺고 있기에 다양한 협업 기회가 있었습니다. 보통 제가 인공지능 기반의 분석방법론을 제공하고, 공동 연구자들이 데이터를 공유해주는 형태가 가장 많았습니다. 그리고 문제 풀이를 위한 도구는 있는데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보다는, 풀어야 할 문제가 있는데 어떤 도구를 써야 할지 난감한 상황에서 더욱 효과적인 협업이 이루어지고 결과도 좋았습니다."
 
-연구자로서, 스승으로서 평소 연구실을 운영하는 기본방침이나 철학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연구에서는 큰 그림과 방향성만 주고 디테일은 학생들이 채우도록 하려고 노력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수학에서 벡터(vector)라고 하면 방향(direction)과 크기(magnitude)를 갖게 되는데, 연구는 크기 못지않게 방향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포츠로 비유하면, 지도교수는 감독이나 치어리더이지, 직접 경기를 뛰는 선수는 학생이라는 점을 이해시키려고 합니다. 외국 학생들보다 적극성과 연구에 대한 주인의식이 다소 부족한 경우가 종종 있어서 이를 극복해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연구자로서 귀감으로 삼으시는 인물이나 스승이 계신가요.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 많이 공부하고 끊임없이 배워야한다고 봅니다. 이런 점에서 저를 가르쳐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주신 모든 선생님들, 그리고 저에게 배움의 시간을 놓지 못하게 하는 제자들이 저의 귀감이요 스승인 것 같습니다."
 
-연구와 수업, 학회 활동 등 바쁜 일정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시간 관리나 건강관리 비결이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교수 사이에서는 ‘비서의 경쟁력이 교수의 경쟁력이다’라는 농담이 있는데요. 운 좋게도 우리 연구실에 두 명의 훌륭한 비서가 계십니다. 스케줄 관리와 연구 업무를 본인의 일처럼 헌신적으로 챙겨주는 분들인데요. 물론 저 스스로도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고 노력하지만, 비서들의 역할이 큰 것 같습니다. 건강은 부끄럽게도 그동안 많이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건강에도 더 많이 관심을 기울여야겠습니다."
 
-앞으로 교수님께서 도전하고 싶은 목표, 이루고 싶은 연구 성과는 무엇인가요.
“도전하고 싶은 목표는 인간 수준의 일반지능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특정한 업무에만 특화되어 있고 많은 양의 학습을 필요로 하는 현재의 인공지능, 기계학습 수준을 뛰어넘어 사람처럼 다양하고 일반적인 업무를 최소한의 학습만으로도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의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물론 쉽지 않은 도전이고 저만의 목표도 아니지만, 인공지능 활용과 이를 통한 인류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필요한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의 과학자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뭔가요.
 
“어릴 때부터 유독 이것저것 부수고 만들기를 좋아했습니다. 거의 매일 무엇인가를 만들면서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어린 마음에 만들기를 좋아하면 과학자가 되어야 하나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응용과학을 하는 공대에 진학하였습니다. 어린 학생들도 어떤 분야든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끊임없이 찾아 매진하고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1만 시간의 법칙’이란 말이 있듯 아무리 좋아해도 충분한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는 사실도 기억했으면 합니다."
 
 
용어설명
◆표현형 학습(Representation Learning) : 빅데이터 관측값 사이의 의존성을 고려한 정보 분석에 효과적인 학습 기술
◆상호작용 학습(Interaction Learning) : 복수의 채널로 주어지는 서열형 데이터 간 상호작용을 학습하는 기술
◆동적 그래프 전이학습(Transfer Learning) : 서열형 빅데이터를 동적 그래프로 표현하고, 학습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도메인에 필요한 모델을 학습하는 기술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과학기술 연구자를 매월 1명씩 선정해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상금 1000만 원을 수여하는 시상 제도

입력 : 2018-08-0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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