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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지탱하는 주요기업 오너 살펴보니...혁명 1세대 자제이거나 김정은 충성맹세한 핵심측근들

정보당국이 작성한 '북한판 태자당' 문건 통해 드러난 북한 '대기업'의 실체

글 :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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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철강 생산량의 36%를 차지하고 있는 ‘김책제철연합기업소’. 이 회사 대표 김광남은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 체제에서도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
북한경제를 지탱하는 주요기업의 대표자들이 이른바 ‘북한판 태자당’으로 불리는 빨치산2세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보 당국 문건으로 공식 확인됐다. 태자당이란 중국을 움직이는 당·정·군 원로나 고위 간부의 자제를 일컫는 말이다.
 
《월간조선》 8월호 보도에 따르면, 국영기업을 비롯해 북한 주요 회사의 대표 다수가 김일성과 함께 항일 빨치산 활동을 했던 혁명 1세대 자제 또는 김정은에게 ‘충성 맹세’한 측근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그동안 고위 탈북자들의 증언으로 일부 알려지긴 했지만 정보당국 문건으로 공식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문건에 나온 북한 주요 기업은 총 13개이다. 해당 기업과 대표자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오세현 자원개발투자 대표
 
국방위원회 산하기관인 ‘자원개발투자’의 주요 사업목적은 기계·화학품 교역 및 특구 투자유치이다. 대표를 맡고 있는 오세현은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차남(次男)이다. 오세현은 오태삼이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남공작부 요원을 지낸 한 북한 소식통은 “‘자원개발투자’의 실제 업무는 중동과 아프리카, 동남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무기 밀수출이라고 월간조선은 보도했다. 오극렬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자식들을 ‘혁명전선’에 내보낸 ‘오씨 가문’ 출신이다. 1980년대 후반 총참모장 시절 군 현대화를 추진했다. 오진우 당시 인민무력부장과의 알력으로 실각했다가 김정일의 지원으로 복권했다.
 
김철 설봉산무역회사 대표
 
이 회사의 주 업무는 광물·전자부품·곡물 무역이다. 김원홍 전 국가안전보위상의 장남인 김철이 대표를 맡고 있다. 자원개발투자의 오세현과 설봉산무역의 김철은 동남아지역 보석광산을 매입해 공장을 건설한 뒤 고의 부도를 내 빼돌린 거액의 자금을 세탁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의 아버지 김원홍은 지난 2010~2012년 총정치국 부국장으로 활동하다 2012년 국가보위성의 전신인 국가안전보위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국가안전보위상 시절 다수의 간부를 숙청했다. 2013년 12월 김정은의 숙부인 장성택 전 국방부위원장의 처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춘경 련못무역 대표
 
호위사령부 산하 련못무역은 피복·수산물·편작 교역을 맡고 있는 회사다. 대표 리춘경은 리을설 인민군 원수의 딸(차녀)이다. 1921년 함경북도 김책시에서 태어난 리을설은 김일성과 함께 항일 빨치산 활동을 하며 세력을 확보했다. 이후 1950년 제4사단 참모장, 1972년 상장, 1985년 대장, 1992년 차수, 1995년 인민군 원수에 올랐다. 북한군 장성은 소장·중장·상장·대장·차수·원수 등급으로 나뉜다. 리을설은 2012년 김정은의 집권 직후 ‘충성 맹세’에 앞장섰다. 리을설은 2012년 7월 《로동신문》을 통해 “김정은 동지는 곧 우리 조국이며 모든 승리와 영광의 상징이라며 “혁명 1세대로서 김정은 동지의 선군 영도를 받드는 데서 언제나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맹세했다. 그는 2015년 11월 7일 폐암으로 사망했다.
   
전승훈 부강제약 대표 
 
조선부강회사의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부강제약은 혈전용해제 ‘혈궁불로정’과 암과 당뇨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금당 주사약’을 생산 및 수출하고 있다. 전명수 전 주중 대사의 장남인 전승훈은 북한에서 ‘영어’로는 열 손가락에 꼽힐 정도의 ‘실력파’로 알려졌다. 탄자니아 유학을 마치고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사업가로 변신했다고 한다. 전승훈의 동생 전영훈도 노동당 재정경리부 소속 회사 사장으로 북한의 디젤유 수입을 독점하면서 엄청난 부를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철진 선오산무역회사 대표
 
이 회사는 희토류와 화학품 교역을 맡고 있다. 회사 대표 김철진은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사위다. 김철진의 장인 장웅 위원은 1996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함께 IOC 위원으로 선출됐다.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인정받는 북한의 대표적인 체육계 인사다. 1938년 평양 출신으로 젊은 시절 농구선수로 뛴 그는 외국어를 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위원은 2017년 6월 ‘2017 세계태권도(WTF)선수권대회’에서 선보일 ‘북한식 태권도 시범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김광남 김책제철연합기업소 대표

북한의 대표 철강기업인 이 회사는 종업원 5만 명, 연간 철강 생산능력 240만 톤에 달한다(북한 전체 생산량의 36%). 김일성은 생전 “김책제철의 ‘만부하 만가동(滿負荷滿稼動·정상생산을 의미)’이 이뤄지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할 만큼 애착을 가졌다고 알려졌다. 김정일은 2011년 사망 직전 김책제철연합기업소 간부를 대거 숙청했지만 당시 기사장이었던 김광남은 살아남았다. 이후 김광남은 대표로 승진하면서 주체철 공법의 완성을 독려했다. 김정일의 각별한 ‘신임’을 받았던 김광남은 김정은 체제에서도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 그는 2016년 5월 10일 조선로동당 제7차대회에서 당중앙위원회 후보위원으로 뽑히기도 했다. 2018년 4월 11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6차회의에 참석한 그는 토론 시간에 이같이 이야기했다(4월 12일 자 《로동신문》 내용 중).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혁명적인 사상공세를 드세차게 벌려 적대세력들의 제재압살 책동을 자력자강의 힘, 과학기술의 위력으로 짓부시며 나라의 경제 전반을 보다 높은 단계에 올려세우기 위해 생산적 앙양의 불길을 일으키셨다. 이와 발맞춰 김책제철련합기업소는 주요 생산공정의 현대화를 실현, 철생산의 자립적 토대를 한층 강화했다."
 
김용광 무산광산연합기업소 대표
 
북한 내 철광 채굴을 맡고 있는 회사다. 이 회사는 무산에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철광을 채굴, 김책제철연합기업소와 성진제강소 등에 공급하고 있다. 회사 대표 김용광은 금속공업상(장관급)을 지냈다. 2014년 장성택 처형 후 내각 물갈이 차원에서 금속공업상으로 임명된 김용광은 2017년 3월 김충걸로 교체됐다고 한다.
 
포희성 2·8직동청년탄광 대표
 
평안남도 순천지구청년탄광연합기업소 소속으로 무연탄을 주로 생산하며 평양화력발전소 등에 석탄을 공급한다. 직원은 2500여 명. 대표 포희성은 1999년부터 2·8직동청년탄광 기사장으로 일하다 2009년 김정일로부터 로력영웅 칭호를 받았다고 한다. 포희성은 162호 홰불선거구 소속 당중앙위 대의원이다. 그는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김책공업종합대학은 북한 최고 공과대학이다.
 
공승일 흥남비료연합기업소 대표
 
함경남도 함흥시 흥남구역에 있는 흥남비료연합기업소는 북한 최대의 종합비료생산 공장이다. 그동안 이 회사 대표는 공승일이었는데 2016년 1월 10일 사망한 이후 현 대표의 존재는 알려지지 않았다. 공승일은 생전 김정일, 김정은 부자에게 충성을 다하며 권력을 지켜 왔다고 한다.
 
민일홍 김정숙평양방직공장 합숙소 대표
 
김정숙평양방직공장은 북한에서 가장 큰 방직공장이다. 85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고 이 중 80%가 여성이다. 이곳은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 정권 때도 북한 지도부의 관심 대상이다. 김정은은 2014년 김정일의 유지(遺志)에 따라 합숙소를 지어 줬다. 합숙소에는 현대식 주방, 목욕탕과 미용실, 상점, 치료실과 도서실 등이 마련돼 있다. 할아버지 김일성이 공장터전을 잡아 준 것을 염두에 둔 듯 합숙소 부지는 김정은이 정했다. 합숙소 대표인 민일홍은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이 각별한 여성이다. 그녀는 장성택 처형 후 이뤄진 ‘장성택 비난 여론몰이’ 선봉에 서기도 했다. 북한 매체에 등장한 민일홍은 “장성택 일당이 저지른 반당·반혁명적 종파행위와 반국가적·반인민적 범죄행위는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죄악 중의 죄악이다. 그들은 그 찌꺼기조차 남아있을 자리가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윤재혁 상원시멘트연합기업소 대표
  
북한의 대표적 시멘트공장으로 대표는 윤재혁이다. 그는 2016년 12월 20일 김정은으로부터 김일성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를 선물로 받기도 했다. 윤재혁은 2018년 3월 30일자 《로동신문》에 ‘전초병의 본분을 다해가리’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그대로 나타냈다.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우리는 주체 조선의 건국과 발전행로에 빛나는 영웅적 투쟁과 집단적 혁신의 전통을 이어 혁명의 최후승리를 이룩할 때까지 계속혁신, 계속전진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 상원의 세멘트련합기업소가 걸어온 기적창조의 날과 달들은 명실공히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의 뜨거운 사랑과 믿음의 세계와 이어져 있다. 지난 시기 우리 련합기업소에서 최고 생산년도 수준을 련이어 돌파하고 나라의 중요건설 대상들에 많은 세멘트를 보장한 성과는 우리 상원의 로동계급을 사회주의강국 건설의 전초병으로 내세워 주시고 걸음걸음 손잡아 이끌어주신 경애하는 원수님의 현명한 령도와 세심한 보살피심을 떠나 생각할 수 없다. 경애하는 원수님의 크나큰 믿음과 사랑이 있어 우리는 지난 수십년간 용기백배, 기세충천하여 세멘트증산으로 당 중앙을 결사 보위하고 전진하는 조국의 보폭에 활력을 더해주었다. 령도자의 믿음에 변함없는 충정과 의리로 보답하는 것은 전사의 마땅한 도리이다."
 
장명학 2·8비날론연합기업소 대표
  
함흥시 사포구역에 소재한 ‘2·8비날론연합기업소’는 1936년 설립된 북한의 대표적인 화학공장으로 1996년 노후화, 원료·자재 부족 등의 이유로 생산을 중단했다. 이후 1999년 김정일의 지시로 2000년 생산을 재개했다. 2010년 비날론 솜 생산에 성공하고 김정일 앞에서 시연하기도 했다. 이후 북한은 소위 주체섬유 개발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2·8비날론연합기업소의 대표는 장명학이다. 그는 1998년 대표로 취임했다. 2011년 김정일 국가 장의위원회 위원이었다. 그는 ‘사리원타올수출품공장’ 지배인 장명실과 남매 사이다.
  
"김정은에 대한 충성경쟁 더욱 심해질 것"
   
이처럼 북한 핵심기업의 대표들은 김정은에게 충성맹세를 한 측근들이자 북한 정권과 한 배를 탄 인물들이다. 고위 탈북자들은 대북(對北)제재 해제로 북한에 흘러들어갈 민간자본이 ‘북한판 태자당’이 장악한 기업들에 들어갈 경우를 우려했다고 월간조선은 전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센터장은 “지금 ‘태자당’들이 벌어들인 돈은 김정일·김정은의 사금고 격인 ‘노동당 39호실’에 상납된다며 “북한 경제가 황폐화된 한 요인은 벌어들인 돈을 인민경제에 재투자하지 않고 김정일 일가의 사치품 구입 용도로 상납하는 데 주력했기 때문이다. 개방을 해서 외화가 들어올 경우 김정은에 대한 충성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북한개혁방송 김승철 대표는 “(태자당들이 장악한 기업, 회사가) 벌어들인 외화는 본래 사업 목적으로 쓰이기보다는 무기 원료 수입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 점을 주목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력 : 2018-08-05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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